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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두리는 내게 처음 사진을 가르쳐 준 윤석이 형이 좋아하던 곳이었다.
그만큼 자주 찾았던 것 같다. 그게 벌써 17년전...
날이 좋을 땐 사진을 찍고, 날이 좋지 않을 땐 낚시를 하곤 했다.
자신을 '사진가' 가 아닌 '기타리스트' 라고 소개했던 형은 지금 인천에서 음악학원을 하고 있다.
몇달전 오랜만에 만난 윤석이 형은 언젠가 신두리로 같이 낚시하러 가자는 이야기를 했었다.
 
아무런 준비도 계획도 없이 신두리를 찾았다.
신두리도 나처럼 많이 변해 있었다.
깨끗한 화장실도 생겼고, 사구센터라는 곳 앞마당에는 왕년을 주름잡았다던 소똥구리의 동상도 세워져 있었다.
사구까지 가는 길도 말끔하게 정돈이 되어 있었지만,
그냥, 사구에 가고 싶지 않았다.
썰물뒤의 척척한 모래밭 위를 한시간 남짓 걷다 돌아왔다.
저 멀리, 소복히 솟은 섬들이 그린 선은 아마 그대로였던 것 같다.
물이 조금조금씩 들어오고 있었다. 나도 한발작씩 뒤로 물러섰다.
내가 기억하고 싶던 신두리는 딱 거기까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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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on SP / 21mm biogon 1:4.5 / HP5+ / 신두리, 2018 / Rodinal 1:50 / LS5000ED

M3 / 50mm summarit 1:2.4 / HP5+ / 신두리, 2018 / Rodinal 1:50 / LS5000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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