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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singer
요즘에도 필름 카피를 하나요?

singer 2020-04-25 23:15:16 176

안녕하세요. 
드문 드문 필름 사진을 찍고 B급에도 드문 드문 오는 singer 입니다.
오늘은 2000년대 초에 반짝 유행했다 사라진 필름 카피를 해본 후기를 올려봅니다.

필름을 접사하여 디지털화 하는 것이 오래된 필름 유저들에게 어필하지 못했던 이유로는 다음을 꼽아볼 수 있습니다.

1. 딱히 필름전용 스캐너보다 해상력이 좋지 않음
2. DR도 좋지 않음
3. 먼지제거도 안됨

재미삼아 해보는 수준, 흔히 '작은 크기의 웹용' 이상이 어려웠었죠.

헌데 2018년에 니콘이 D850과 함께 ES-2 라는 어댑터를 출시하고,
D850에 필름 스캔 모드를 탑재시키면서 다시금 잠깐 이목을 끌게 됩니다.
아마 사용기도 검색해보면 몇 건 찾을 실 수 있을겁니다.

그럼 이것은 예전의 필름카피와 무엇이 달라졌느냐?

1. 해상력이 좋다 
    - D850의 결과물은 8256×5504, 4천5백만 화소. 스캐너로는 5800dpi(※ 135 필름 기준)에 달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2. DR 도 좋다
    - 예전하고는 비교할 수 없이 좋아졌죠.
3. 바디 자체에서 네거티브 필름 모드를 지원한다
    - 사실 네거티브 색 잡는게 어려운거... 다들 아실겁니다. 이걸 해결해 준거죠.
    - 하지만 아쉽게도 JPG로만 촬영이 가능합니다. 바디에서 지원하는 밝기 조절외에는 손대기 어렵습니다.
4. 빠르다!
    - 에지간히 빠른 스캐너도 5000dpi 쯤 걸어서 먼지제거 켜면... 한 장 당 몇 분은 족히 걸립니다.
    - 필름 카피는? 일단 찍는데는 시간이 얼마 안걸립니다 (물론 후보정이 좀 걸립니다만)

뽐뿌가 와서 잠깐 D850 살까 고민해봤지만... 이미 필름 전용스캐너도 있고,
ES-2 라는 어댑터의 만듦새가 예전의 필름카피어들 보다 딱히 나은 것도 아닌데,
근 20만원이라는 높은 가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디지털 카메라로 a7 이라는 구형(?) 미러리스를 사용하다보니 좀 딴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카메라로 RAW 로 촬영해서 색상 반전 시키면 할만한 것 아닌가?'

인터넷 검색을 좀 해보니 RAW로 촬영해서 작업하는 방법도 몇 건 찾을 수 있었습니다.

참고1: https://thedigitalstory.com/2016/07/easy-negative-scanning-with-capture-one-pro.html
참고2: https://fstoppers.com/education/how-convert-negatives-positives-using-capture-one-137988

니콘 ES-2를 사용했을 때 APS-C는 40mm, FX 포맷은 60미리 마크로 렌즈가 필요하다는데,
대략 1:1 접사 정도가 가능하면 됩니다. 저는 이미 50mm 마크로 렌즈를 하나 가지고 있어서, 필름 카피 어댑터를 하나 주문해서 해보았습니다.

 

이런 모양새 입니다.

게리즈 필름카피 어댑터를 이용했고, ( 아직도 새것 팔더군요. 8만원 쯤. 비싸긴 하지만 ES-2보다 싸니까 )
업링 2개 (55-62-67) 에 55mm UV 필터를 하나 끼우니까 최소 초점쯤에서 초점이 잡아집니다.
100mm 접사렌즈였다면 아마 경통이 필요했을 것 같습니다.
광원은 집에 있는 이케아 스탠드를 사용했습니다.

이래저래 좀 만져보고 나서, 예전에 필름 스캔 해 둔 것과 비교해 보았습니다.
모두 왼쪽이 필름스캔, 오른쪽이 필름 카피 입니다.

  • 필름스캔은 Pacific Imaging Primefilm XE (=reflecta ProScan 10T) 를 사용했고
    Silverfast SE 사용, 2700 dpi, iSRD(=적외선 먼지감지 제거=Digital ICE) on, Negafix on 입니다.
    대략 원본 이미지는 장축 3700px 정도 됩니다. 이 스캐너의 스펙상 성능은 10000dpi 이지만 실제로 벤치마킹에선 5000을 약간 밑도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필름카피는 a7으로 raw 촬영후 보정했으며
    원본 이미지는 장축 5700px 쯤 됩니다. 4000dpi쯤 되겠네요.
    Capture One에서 수평 맞추기, 크롭, 색상반전, 색 온도 조절, 주변부 광량 조절 후에 TIFF로 export하고, 이후 ACDSEE에서 autolevel + auto contrast 주었습니다.
  • 필름은 Kodak Ektar100 이며, 촬영 기종은 라이카 미니 입니다.

 

그럼 사진 1번 나갑니다.

필름 스캔만 했을 때는 그냥 엑타가 그런색이겠거니 했는데,
이렇게 보니 카피가 색이 더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중앙부 크롭입니다. 철제 간판에 녹이 슨 질감이라든지
돌들의 세부 묘사에서 화소만큼의 차이는 나는 듯 합니다.

아이의 잠옷에 있는 주황색 물고기들(깃대돔?)의 무늬를 보시면 확연한 해상력의 차이가 있습니다.

먼지... 그놈의 먼지는 무조건 스캐너의 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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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번 입니다.

중앙부 비교 입니다. 아이의 팔 부분의 주름을 봐주시기 바랍니다.

중앙부 좌상단 입니다. 나뭇가지들을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덤불을 빠져나온 나뭇가지들 중 오른쪽에서 두번째 나뭇가지의 경우, 
왼쪽에서 희미하게 보일랑 말랑하는 가지가 오른쪽에선 선명하게 보입니다.

드이어 필름 카피의 약점이 나옵니다.
촬영시 주변부 광량이 약했기 때문에, 반전시 저렇게 끌어올려진 부분이 뜹니다.
마크로 렌즈라서 샤프니스는 조리개 2,8 이나 8 이나 비슷하지만,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조리개를 조여본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왼쪽이 조리개 2.8, 오른쪽이 8 입니다. 많이 개선되어 보이죠? (auto-level 먹이기 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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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번 입니다.

이 사진은 계조가 차이가 나는데, 물론 스캐너의 프로그램을 무엇을 쓰느냐에 따라,
스캐너를 무엇을 쓰느냐에 따라 차이는 있겠습니다마는, 제 스캐너에서 뷰스캔은 오류가 좀 발생하는지라
어쩔수 없이 번들인 silverfast를 쓰고 있고, negafix ektar 프로필은 먹이면 결과물이 좀 세게 나옵니다. (c200이 제일 무난하게 나옵니다)
여튼 결과는 위와 같습니다.

이 사진은 해상력차이가 크지 않아 보이는데, 똑딱이에 원경이라, 원본 필름의 한계는 있다고 생각됩니다.
(사진들 보고 있자니 제주도 가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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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몇 개의 사진을 놓고 비교해보았는데,
쿨스캔으로 롤 필름 스캔을 거는 분이 아니라면, 제 스캐너나 opticscan 같은 스캐너로 한장씩 밀어야 한다면
필름 접사도 대안이 될 것 같습니다. 먼지제거가 안되는 흑백 위주 사용자들은 더욱 해볼만 하겠구요.
(사진 제공자인 아내를 데려다 놓고 물어봐도 오른쪽 사진이 맘에 든다고 하네요. 오늘의 삽질은 성공인가 봅니다)

그럼 이만 들어가겠습니다. 2020년엔 다시 뵙는 날이 오길 희망합니다.